2010년 사랑받아 마땅할 앨범 Part 1

1. [가을방학 1집]

을방학의 데뷔앨범. 

줄리아 하트의 정바비와 브로콜리 너마저 보컬이었던 계피가 2009년 결성하여 2010년 대망의 정규 1집을 발표했다.

앨범은 표지만큼이나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의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역시 보컬 계피의 맑은 음색의 위력이란... 
여름에는 '우쿨렐레 피크닉'으로, 가을엔 '가을방학'으로 2010년 바쁜 한 해를 보낸 계피. 
그녀의 청아하면서도 이전보다 밝아진 목소리를 온전한 앨범으로 들을 수 있다는 행운 말고도 매력이 가득한 앨범이다.

어쿠스틱한 곡 편성과 일상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며 전곡을 
작사,작곡, 편곡에 이르기까지 혼자 해낸 정바비의 녹슬지 않은 song writing 실력에 감탄을 거듭하게 된다.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되는' 센티멘탈한 계절..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때묻지 않은 파스텔톤의 화사한 가을 하늘을 닮은 가을방학의 데뷔앨범. 

당연히 놓치면 후회할 앨범이다.



2. [이소라 Remake]

세상사 슬픔은 모두 나의 것인냥 울부짖는 이소라 특유의 그것은 없지만 재지하고 블루지한 색다른 이소라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팝 리메이크 앨범. 

앨범 편곡은 '스토리'의 이승환이 맡았고 마스터링은 그 유명한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고 한다.

가을방학의 앨범이 가을을 닮았다면 이소라의 이 앨범은 봄 내음으로 가득하다.
앨범에는 익숙한 멜로디의 곡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곡도 간혹 있는데,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는 리메이크 앨범의 묘미가 쏠쏠하다. 

앨범의 처음을 장식한 'Dream A Little Dream Of Me'의 경우 Ella Fitzgerald의 노래가 담배연기 자욱한, 허름하고
 왁자지껄한 재즈바를 연상시킨다면 이소라의 노래는 나른한 일요일 오후의 노천카페를 연상시킨다. 


다정다감하게 친구 혹은 연인을 위로하는 듯한 읖조림마냥 힘을 빼고 편안하게 부른 목소리는 예전과는 많이 다르지만 또 닮아 있다.

과거 '청혼' 등에서 보여주던 재즈풍의 팝 소화능력(?)은 이미 국내에서 손꼽히는 보컬이었지만 앨범 전체적 색깔이 말해주듯 과거 1,2,4집 때와는 확연히 다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정규 7집을 발표하면서 전작과는 많은 변화를 시도했는데 이번 리메이크 앨범은 그 연장선이라 할 수도 있고, 어떤 의미에선 또 다른 시작 혹은 과거로의 회귀라고 할 수도 있다.

여전히 과거 '김현철표 발라드'를 애절하게 부르던 이소라가 그리워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소.라 이 세 글자가 가지는 브랜드 파워는 앨범의 퀄러티를 보장한다.



3. [노리플라이 2집 - Dream]

노리플라이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의 권순관, 정욱재 2명으로 구성된 팝듀오다.
2006년 '뒤돌아보다'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은상을 수상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2009년 정규 1집 'Road'을 발표하면서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데뷔앨범의 큰 성공으로 다소 위축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 팀에겐 '소포모어 징크스'란 말따위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앨범의 상업적 성공이라는 큰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음악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구축한 데 큰 의의가 있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적당히 애잔하고 적당히 담백하고 적당히 진취적인 이들의 음악은, 그러나 결코 적당히 평범하지 않은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다만 이번 앨범과 1집 수록곡들을 몇 곡씩 바꿔서 수록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만큼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멜로디라인 때문에 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기대했던 팬의 입장에서는 약간의 소소한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놓쳐서는 안될 사랑받아 마땅할 앨범으로 추천하는 것은 앨범 완성도 면에서 전혀 나무랄 데 없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2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신인 인디 뮤지션이지만 벌써 이들의 'Golden Age'는 화려하게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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